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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셀프 인테리어 실전 #1 철거

자,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였습니다. 철거를 하다 보면 예상치 못했던 부분들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때마다 변동 사항을 체크하고 공정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철거 일정 동안은 현장에 상주하며 꼼꼼히 지켜보도록 해요!

철거에 임하는 우리들의 자세

공사의 가장 첫 시작은 엘리베이터 보양과 공사 안내문을 부착하는 것입니다. 엘리베이터 보양은 철거나 다른 공사사 시 폐기물, 장비, 자재 등을 옮기며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필수로 진행해야 합니다. 아파트에 따라 난간까지만, 혹은 거울과 벽 전체를 모두 보양해달라고 하는 곳도 있으니 사전에 관리사무소에서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사 안내문에는 현장 주소, 공사기간, 특별히 시끄러운 날, 연락처와 이름, 센스있는 양해의 문구를 작성해 민원에 대비합시다.

엘리베이터 보양
왼쪽은 난간까지만, 오른쪽은 전체 보양한 모습. 엘리베이터 사용료는 대부분 10만원 이내.
사진 출처: 엘리베이터 보양 및 입주민 공사 동의서 대행업체 페어피스

공사안내문
공사 안내문. 양식을 다운로드하려면 (↗스프레드 시트 열기) 프린트 하거나 사본으로 저장하여 사용하세요.
공사 안내문은 1층 출입구, 1층 엘리베이터 문 앞, 엘리베이터 내부까지 세 군데에 부착이 기본!

철거 후 현장을 정리하고, 다음 공정을 위한 준비물도 필요합니다.

준비물

  • 마대, PP마대[1], 빗자루, 쓰레받기
  • 목장갑과 마스크, 줄자, 보양지

현장에 방문할 때는 긴 소매의 상의, 긴 바지를 입고 안전한 신발을 신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합니다.

아이언맨
현장을 위한 완벽한 착장

철거 계획은 현실적으로

철거하면 안 되는 부분, 파손되지 않게 철거 후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물품 등이 있다면 반드시 사전에 철거 업체와 협의하고 현장에도 표시를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문의 장식만 제거하거나 부분적으로 몰딩을 제거하는 등 리폼할 부분도 철거를 하며 손상되지 않도록 사전에 협의하고 현장에서도 한번 더 확인합니다. 한번 철거되면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woops
웁스…!

아파트의 내력벽, 정말 철거할 수 없나요?

네, 맞아요. 철거할 수 없습니다. 내력벽 철거는 불법입니다. 베란다를 확장하며 샷시 양옆의 날개벽을 철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이 날개벽은 아파트에 따라 힘을 받지 않는 비내력벽인 조적벽일 수도, 내력벽인 철근 콘크리트 벽일 수도 있습니다. 비내력벽인 경우에는 구청에 확장 허가를 받으면 철거가 가능하지만 내력벽일 경우에는 철거가 불가능하니, 사전에 관리사무소에 문의하거나 도면을 통해 구조를 확인해야 해요.

이현수(@hyunsoo0064)님의 공유 게시물님,

조적벽을 철거하는 모습 (출처:인스타그램)

잠실엘스
빨간 동그라미 안의 날개벽은 철거가 가능한 비내력벽. 잔잔한 빗금으로 표시되어 있네요.

욕실 리모델링, 전부 철거하는 게 더 좋은 건가요?

아니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욕실의 벽이나 바닥, 천정 및 배관에 누수가 없고, 타일도 잘 붙어있는 좋은 상태의 욕실이라면 타일 덧방과 도기, 수전 및 악세사리 교체를 통해서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덧방 시공은 보통 2회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덧방이 된 욕실이라면 전체 철거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욕실 타일 덧방
모자이크 타일로 덧방 시공 중!

욕실 전체를 철거하면 혹시 모를 하자에 대비하여 방수 작업도 해야 하고, 타일을 붙일 벽면이 고르지 않으니 떠발이 방법으로 시공을 해야 해서 시간이 배로 걸립니다. 물론 철거 견적도 많이 나오겠죠? 욕실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면 꼭 다시 해야 하는 부분만 철거하고 타일은 덧방으로 작업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만, 타일과 본드의 두께만큼 욕실이 아주 살짝 좁아지는 것은 감수해야 할 일이죠!

철거 업체가 마루까지 철거하는 게 아닌가요?

바닥재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바닥재가 장판이나 강화마루라면 철거 업체에서 어렵지 않게 철거가 가능하지만 강마루나 데코타일이라면 추가 비용이 들거나 별도의 업체를 섭외해야 합니다. 강마루나 데코타일은 특수한 장비를 사용해서 철거해야 하고, 본드가 울퉁불퉁하게 남아 깨끗하게 샌딩 작업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죠. 인테리어할 집의 바닥재를 미리 확인하고 업체와 협의하도록 합시다.

마루 전문 철거 업체 장비의 위엄

가스렌지, 그냥 가스밸브만 잠그고 철거하면 안 되나요?

헉,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호스가 말랑말랑하니까 밸브를 잠그고 가위로 슥 자르면 될 것 같죠? 사고는 한순간 입니다. 안전 문제가 직결되어 있는 만큼, 가스렌지 및 가스관 철거는 전문 인력을 통해 해결합시다. 가스렌지 철거 및 연결은 각 지역에 해당하는 도시가스 영업점에 문의합니다.

가스화재
● 지난 6월 부산 영도구 신선동에서 이사를 위해 가스레인지를 호스가 연결된 상태로
분리하면서 막음처리를 하지 않아 호스에서 가스가 누출돼 화재가 발생했다. ↗기사전문

덧붙여,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를 사용할 예정이라 주방에 노출된 가스관이 보기 싫어 철거하고 싶다면? 가스관 철거는 가스업체에서 진행하지 않습니다. 네이버나 다음의 지도에서 근처의 가스설비 업체를 찾아 문의하세요. 여러 군데 연락하여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 시공 관리자 자격증을 갖춘 전문 가스 설비 업체인지 확인하고 견적을 비교하고 난 뒤 업체를 결정합니다. 가스관 철거는 부르는 게 값이라서요:)

철거를 하며 생길 수 있는 문제

민원이 들어와 공사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공사 전 동의서를 꼼꼼히 받아두는 것이 민원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만, 그래도 민원이 들어오면 어쩔 수 없습니다… 30분~1시간 정도 공사를 중단하고,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 일을 하며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벽의 못을 뽑고, 싱크대를 조심스럽게 분해하고, 이미 나온 폐기물들을 폐기물 차량으로 옮겨놓습니다. 그러므로 시끄러운 철거 공사 중에서도 특히 소음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작업은 몰아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벽이나 바닥을 철거하거나 타공을 하는 등 건물이 울리는 작업들이 특히 그렇습니다.

공사중단
피를 말리는 소음:( (출처:국제뉴스)

철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곰팡이, 결로, 누수, 노후된 배관 등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는 늦게 알아차리게 되면 다음 공정을 조율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현장에 상주하며 바로바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벽 곰팡이
숨겨왔던 나의

철거 단계의 꿀팁

  • 조명을 철거할 때는 등기구는 철거하되 전구는 작업등으로 사용하도록 남겨두면 좋습니다.
  • 장판은 최고의 보양재! 장판은 걷은 후 바닥이나 엘리베이터 보양지로 쓰다가 고물상에 연락해 가져가도록 할 수 있습니다.
  • 콘센트를 추가하기 위해 벽에 타공을 하거나 까대기[2] 작업을 해야 한다면, 철거 때 미리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전기 기사들의 파쇄 장비보다 철거 업체의 장비가 훨씬 힘이 세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 욕실 라디에이터나 수전 등 설비와 연결된 부분을 철거할 때는 설비 업체에서 철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철거와 설비를 함께하는 업체가 많으니 같이하면 이득. 철거 업체에 미리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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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후에 해야 할 일

철거가 끝난 후 업체가 짐을 싸서 나가기 전에 얼른 전체를 둘러보며 철거가 덜 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빨리 이야기합니다. 혹시 파손된 부분과 미리 보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지도 꼼꼼하게 체크하구요. 가구에 숨겨져 있던 콘센트의 위치도 파악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철거 후 폐기하지 않고 보관하기로 했던 물품들이 빠짐없이 잘 있는지 확인하고, 현장에서 잃어버리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잘 모아서 보관하는 것도 잊지 말아요!

현장이 정리되면, 다음 공정들을 위한 실측을 시작합니다. 싱크대, 가구, 마루, 타일 등의 업체가 현장에 방문해 실측을 하는 일정도 철거 후에 잡습니다. 다음 공정을 위한 발주는 미리미리 하여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꾸려나가도록 합시다!


  1. 두꺼운 마대 ↩︎

  2. 현장 용어. 콘크리트를 까내는 작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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